원산지결정기준이란, 특정 물품이 FTA 체약당사국의 원산지로 인정받기 위해 충족해야 하는 조건을 말합니다. 각 FTA 협정 부속서에 HS코드 품목별로 명시되어 있으며, 완전생산기준(WO), 세번변경기준(CC·CTH·CTSH), 부가가치기준(RVC) 세 가지로 나뉩니다.
수출입 기업이 가장 자주 오해하는 부분이 바로 세번변경기준입니다. 역외산 원료를 국내에서 가공하면 당연히 한국산이 된다고 생각하지만, 가공 전후로 HS코드가 협정이 요구하는 단위만큼 바뀌지 않으면 원산지는 인정되지 않습니다. 농산물에서 이 문제가 특히 두드러집니다.
세번이 바뀌지 않는 가공 — 왜 농산물이 취약한가
농산물은 원료와 완제품이 같은 HS 류(類, chapter)에 머무는 경우가 많습니다. 커피 생두(HS 0901.11)를 볶아 원두(HS 0901.21)로 만들어도 제9류 안에서만 이동합니다. 찻잎을 발효하고 건조해 홍차(HS 0902.30)로 가공해도 역시 제9류입니다. 해바라기씨 조유를 정제해 식용유(HS 1512.19)로 만들어도 제15류 안에 그대로 남습니다.
이런 품목에 2단위 세번변경(CC) 기준이 적용되면, 원료가 역외산인 이상 국내 가공만으로는 기준을 충족할 수 없습니다. 주요 위반사례에서도 홍차(한-미 FTA), 해바라기씨유(한-아세안 FTA), 구아검(한-미 FTA) 등이 이 패턴으로 불충족 판정을 받은 사례가 확인됩니다.
부가가치기준도 안전하지 않다
세번변경이 아닌 부가가치기준(RVC)이 적용되는 품목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한-아세안 FTA에서 커피원두(HS 0901.21)는 역내부가가치 비율 45% 이상을 요구하는데, 원료인 생두 자체가 원가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그 생두가 역외산이면 비율을 맞추기 어렵습니다.
실제 세관 검증에서는 본선인도가격(FOB)을 과다 계상하고 비원산지재료가격(VNM)은 과소 계상한 사례가 적발됐습니다. 회계 근거와 환율 적용이 정확하지 않으면, 숫자상으로는 45%를 넘겨도 검증 단계에서 불충족으로 뒤집힐 수 있습니다.
판단의 출발점은 BOM이다
원산지 판단에서 가장 중요한 단계는 완제품 분석이 아니라 자재명세서(BOM) 확인입니다. 각 원료의 원산지 국가와 HS코드를 먼저 확정한 뒤, 적용하려는 FTA 협정의 품목별 원산지기준(PSR)을 대입해야 정확한 결론이 나옵니다.
이 순서를 건너뛰고 원산지증명서부터 발급받으면, 사후검증에서 수년치 협정관세가 추징 대상이 됩니다.
이창우 관세사가 18년 실무에서 반복적으로 확인한 점은 분명합니다. 원산지의 핵심은 ‘가공 행위’가 아니라 ‘원료의 출처와 세번 구조’입니다. 원산지증명서 발급은 결과이고, 판단은 반드시 BOM에서 시작되어야 합니다.
FTA 원산지 컨설팅과 사후검증 대응에 관한 상세 안내는 YD글로벌 관세사무소 FTA 컨설팅 페이지(https://www.ydglogistics.com/fta-컨설팅/)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창우 대표관세사 — YD글로벌 관세사무소 대표
2009년 관세사 업무를 시작해 2013년 개업 이래, 전국 수출입 기업의 통관을 비롯해 세관심사 대응·관세환급·FTA 원산지 컨설팅·행정쟁송, 그리고 물류 포워딩까지 직접 수행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현대기아차 등 대기업 및 중소기업을 비롯한 통관 및 컨설팅 실무 18년차, 2019년 관세청장 표창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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