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산지표시, 국명만 맞으면 될까 — 견고성 기준이 갈라놓는 적정과 부적정의 경계

원산지 부적정표시란 표시위치나 견고성, 활자 크기·색상 등을 부적정하게 하여 구매자가 원산지를 식별하기 어렵도록 만드는 행위를 뜻합니다(원산지표시제도 운영에 관한 고시 제2조 제3호).
국명을 정확하게 기재했더라도 그 표시가 유통 도중 지워지거나 떨어져 나간다면, 법적으로는 표시하지 않은 것과 동일하게 취급됩니다.

수입자 입장에서 가장 억울한 위반 유형이 바로 이 경우입니다.

실무에서 자주 발생하는 문제는 표시 ‘내용’이 아니라 표시 ‘방법’에서 비롯됩니다.

대외무역관리규정 제76조 제5항은 원산지표시 방법을 두 층위로 나눠 놓았습니다. 본문에서 정한 원칙적 방법은 인쇄·등사·낙인·주조·식각·박음질 6가지이고, 단서에서 허용하는 예외적 방법은 날인·라벨·스티커·꼬리표 4가지입니다.
예외적 방법은 물품 특성상 원칙적 방법이 부적합하거나 물품을 훼손할 우려가 있을 때에만 쓸 수 있습니다. 이 구분을 모른 채 편의상 스티커부터 붙이면 세관에서 불인정 판정을 받게 됩니다.

그렇다면 세관은 어떤 기준으로 적정과 부적정을 나눌까요. 운영고시 제4조 제2항은 주조·식각·낙인·박음질로 표시한 경우 별도 심사 없이 인정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 4가지는 물리적으로 제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반면 같은 조 제3항은 인쇄나 등사 방식이 스탬프잉크처럼 쉽게 제거될 수 있으면 세관장이 견고성을 심사하도록 규정합니다.
결국 세관의 판단 기준은 하나로 귀결됩니다. 최종 소비자가 물품을 구매하는 시점까지 원산지표시가 유지되느냐, 즉 견고성입니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현장에서 반복되는 불인정 사례들이 명확해집니다. UV잉크로 플라스틱이나 금속 표면에 인쇄한 원산지가 마찰이나 용제로 벗겨지는 경우, 의류 꼬리표 위에 붙인 원산지 스티커가 꼬리표 절단과 함께 사라지는 경우, 목재 현품에 스티커만 부착했다가 습기로 탈락하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반대로 섬유제품에 천 라벨을 실로 박음질한 봉제라벨은 원칙적 방법에 해당하므로 별도 심사 없이 인정됩니다. 같은 라벨이라도 봉제냐 접착이냐에 따라 결과가 갈린다는 점을 주의해야 합니다.

조립가구처럼 셋트 단위로 판매되는 물품은 개별 부분품마다 표시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운영고시 별표에서 박스 단위 표시를 예외로 인정합니다. 다만 이 예외가 적용되려면 부분품이 셋트로만 유통되어야 합니다. 낱개 분리 판매가 가능하다면 각 부분품에도 표시 의무가 남습니다.

정리하면 원산지표시 방법의 적정 여부는 국명 기재 자체가 아니라 견고성에 달려 있습니다.

수입자가 가장 확실하게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은 제조단계에서 HS코드 기준 품목별 표시 방법을 확인하고, 가능하면 주조·식각·낙인·박음질 같은 원칙적 방법을 적용하는 것입니다.

시정명령 한 번이면 물류비와 보관료가 발생하고, 같은 해에 두 번 적발되면 물품가격의 10%에 해당하는 과태료까지 부과될 수 있습니다. 통관 이후가 아니라 발주 단계에서 표시 방법을 확정하는 것이 가장 비용 효율적인 대응입니다.

수입통관 과정에서 원산지표시 방법에 대한 사전 확인이 필요하시면 YD글로벌 관세사무소(https://www.ydglogistics.com/수입-통관/)로 문의해 주십시오.

이창우 대표관세사 — YD글로벌 관세사무소 대표

2009년 관세사 업무를 시작해 2013년 개업 이래, 전국 수출입 기업의 통관을 비롯해 세관심사 대응·관세환급·FTA 원산지 컨설팅·행정쟁송, 그리고 물류 포워딩까지 직접 수행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현대기아차 등 대기업 및 중소기업을 비롯한 통관 및 컨설팅 실무 18년차, 2019년 관세청장 표창을 받았습니다.

HS코드 품목분류 · FTA 원산지 컨설팅 · 수출입통관 · 관세환급 · 행정쟁송 · 포워딩
📞 031-342-2502 · ✉ bright.lee@ydglogistics.com
▶ 유튜브 @관세사이창우 (https://www.youtube.com/@관세사이창우)

댓글 달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